스포츠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 1: 스포츠에 대한 관심 야기

스포츠와 미디어의 상호의존적 관계


일반적으로 '미디어'와 '스포츠'란 두 개의 '사회적 제도' (socialinstitution) 사이에서 미디어의 '힘'이 스포츠의 '힘' 보다는 더욱 큰 것으로 간주되었다. 쉽게 말해서 언론인의 사회적 힘과 영향력이 스포츠인의 그것보다 세다는 의미이다. 국가 권력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정부 요직과 국회에 많은 언론인들이 진출하고 있지만 체육인은 그렇지 못하다. 물론 미디어가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데 반하여, 스포츠는 선언적이기는 하지만 '비(非)정치성'이나 '탈(脫)정치성'을 표방하는 데서 스포츠가 권력으로부터 멀리 존재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이러한 점에서 미디어와 스포츠의 위상을 대등한 관점에서 비교하는 것은 시기상조처럼 보인다. 오히려 미디어의 영향을 받는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이 미디어와 스포츠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도 적절한 접근 방법이 될 것이다.

사실 미디어는 스포츠의 상업화 과정을 촉진하고 확대하였다. 스포츠는 미디어보다 먼저 존재하고 긴 역사를 가졌지만 커다란 힘을 가진 미디어는 사회의 여러 영역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오늘날 스포츠의 변화도 이러한 미디어의 요구에 부응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스포츠가 어떻게 미디어의 영향을 받아왔는가에 관심을 둔 반면, 미디어가 어떻게 스포츠의 영향을 받아왔는가에 대하여서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미디어의 주요 기능이 정보를 제공하고, 즐거움을 주고, 현상에 대한 판단과 해석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 스포츠는 이 가운데 즐거움을 주는 역할로 한정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스포츠는 미디어의 콘텐츠가 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관계는 설정되기 어렵고 스포츠와 미디어의 관계는 '스포츠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 이란 관점에서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스포츠와 미디어의 비대칭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스포츠와 미디어를 상호의존적 관계에서 보고자 하는 접근이 '스포츠사회학' 이나 '스포츠경영학' 에서 크게 대두되고 있다. 상호의존적 관계라 함은 스포츠가 미디어에 의존하지만, 미디어도 스포츠에 상당히 의존하게 되어 서로 공생의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특히 미디어는 스포츠의 상업화 과정을 더욱 촉진하였고, 스포츠는 미디어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포츠와 미디어는 상호 비즈니스적 이해관계에 기초하여 '원원게임'을 벌이고 있는 친화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다음의 내용들은 이러한 스포츠와 미디어의 상호의존적 관계를 '스포츠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과 '미디어에 대한 스포츠의 영향'이란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스포츠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 I: 스포츠에 대한 관심 야기


모든 스포츠의 존재 자체가 미디어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이른 아침 조깅을 하고, 동호인 조직에서 축구를 하는 것 등은 미디어와 무관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단순한 여가활동의 스포츠에 참가할 경우라 할지라도 TV, 인터넷,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게 된다면 스포츠는 미디어에 의존하는 것이 된다. 또한 상업화된 관람스포츠의 경우, 그 경기를 홍보하고, 결과를 알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이야기하는 데 미디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스포츠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우선 미디어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그 관심을 유지시킨다.

TV방송사의 경우 자신들이 중계하는 스포츠프로그램에 대하여 적극적인 홍보를 하게 된다.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하여, 누가 캐스터로 나서며, 누가 해설자로 나서는가까지 홍보하면서, 첨단 중계기술이 활용될 것이라는 등 자사 프로그램을 프로모션 한다. 지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중계시 방송 3사의 자사월드컵축구경기 중계에 대한 광고는 지나칠 정도로 반복적으로 TV채널에 노출되었다. 방송사의 경우 자사가 중계하는 스포츠프로그램의 시청률 제고를 위해 부단한 광고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은 입장권 판매에도 기여하게 되고, 잠재적인 많은 팬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TV스포츠뉴스에서 종종 보여주는 골프의 홀인원 장면이나, 야구의 멋진 수비 장면(사진), 축구에서의 그림 같은 슛 장면, 농구의 버저비터, 또는 스포츠 경기의 이색적인 모습은 팬들로 하여금 해당 스포츠의 묘미를 기대하게 하고 지속적인 흥미를 유지시켜 준다. 특히 골프의 홀인원 장면이나 멋진 롱 버디퍼트나 이글 장면은 골프의 묘미를 더 한층 증대시키고, 팬들의 관심을 일으키고, 대중적 인기를 유지하게 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가 '오락적 상품으로서 그 가치를 지니게 되는 오늘날, 멋진 장면, 그림 같은 플레이, 아름다운 동작 등은 상품가치가 있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신문의 스포츠 보도 역시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불러일으킨다. TV로 시청하여 자세한 경기내용과 결과까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 다음날 조간신문의 스포츠면을 보는 팬들이 많다. 경기 내용과 결과의 확인보다는 자신이 평가하고 분석한 것과 신문에서 기사화 된 것을 비교하고, 자신이 TV를 시청하면서 알지 못했던 정보나 현상을 새삼스레 발견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문기사의 헤드라인과 사진 등을 보면서 홍미를 느끼기도 한다. 1980년대 프로야구 라이벌이었던 MBC 청룡과 해태 타이거스의 경기는 ‘龍爭虎鬪' 라는 표현으로, 부산 연고지 팀의 한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되자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가요의 제목으로 표현하여 독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모았다.

2003년 9월 하순부터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던 프로야구 이승엽선수(삼성 라이온즈)의 홈런 아시아신기록 달성 여부는 지상파 TV와 케이블TV의 경기 중계, TV메인뉴스 보도, 스포츠뉴스 보도, 신문의 대서특필 등 미디어에 의해 더욱 관심이 증폭되었다. 그래서 프로야구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전혀 문외한인 사람에게 '이승엽'이란 선수의 이름이 알려지고 프로야구, 홈런신기록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함은, 미디어의 주요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 수중발레 모습

올림픽 인기종목인 (리듬체조나 수중발레(synchronizedswimming)의 아름답고 멋진 장면에 대한 신문사진 보도나 TV 중계에서의 instant-replay는 (리듬체조와 수중발레 종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시켜준다(사진). 이들 종목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에게도 새롭게 (리듬체조와 수중발레의 멋을 느끼게 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던 팬들에게는 지속적인 아름다운 선물을 선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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