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경주차(Racing Car)

F1 경주차(Racing Car)


FIA가 F1이란 규정을 만들어 낸 것은 경주차들이 거의 같은 상황에서 공정한 경기를 벌이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러한 규정은 팀들의 기술경쟁을 더욱 가속화 시켰다. 최초 1,500cc 수퍼차저와 4,500cc 자연흡기 엔진에서 시작된 F1은 54년에는 안전을 이유로 각각 750cc, 2,500cc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속도가 느린 레이스는 재미가 반감되기 마련이다. 재미없어진 F1에 대한 여론이 뜨거워지자 FIA는 팬들의 요구에 따라 61년 다시 배기량을 늘여 예전의 속도를 되찾았다.

F1 경주차를 가능한한 같은 조건으로 만들기 위한 F1의 엄격한 규정은 1977년에 르노의 터보 엔진을 탄생시켰다. 엔진 출력축에서 동력을 뽑아 공기를 압축시키는 수퍼차저에 비해 배기가스를 이용하는 터보는 효율이 높고 출력축에 부하가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

르노의 터보 엔진은 F1에 터보선풍을 몰고 왔다. 1987년 1,500cc 터보와 3,500cc 자연흡기 엔진으로 정착될 때까지 터보 엔진들은 착실하게 발전을 거듭해 터보 전성기를 맞았다. 6기통의 혼다나 4기통의 BMW 터보 엔진이 1,000마력 이상의 힘을 냈던 데 비해 하위권팀들이 사용하던 포드의 Renault 3,500 자연흡기 엔진은 400마력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돈이 없는 팀은 터보 엔진을 사용할 수 없어 FIA에서는 전력차이를 줄이기 위해 급기야 88년부터 터보 사용 금지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경쟁력 차이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 대부분 의견이다. 자연흡기 엔진으로 고출력을 얻기 위해서는 1만4,000rpm 이상의 고회전으로 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엔진의 내구성을 확보하기가 더욱 곤란해진다. 따라서 혼다, 르노 등 일부 엔진의 강세는 여전했다.

F1 머신의 배기량이 3,000c로 줄어든 것은 95년. 94년 산마리노 GP에서 A. 세나가 벽을 들이받는 사고로 숨지자 FIA는규정을 손질해 배기량을 줄였다. F1 머신 V10 엔진의 최고회전수는 약 1만8,000rpm, 최고출력은 900마력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세계 최고속 경쟁이 생명인 F1에 다시 속도규제설이 일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V10 3.0ℓ 엔진시대 16년을 마감하고 V8 2.4ℓ 엔진의 새 시대를 맞게 되었다. 분당 최고회전수도 1만9,000rpm을 넘지 않아야 한다. 엔진 성능 개선을 실질적으로 금한 것이다. 따라서 공기역학(에어로 다이내믹)이나 서스펜션 기술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각 팀은 한 시즌을 소화하기 위해 연간 100대 정도의 엔진을 쓴다. 트랜스미션은 반자동 전진 7단으로 스티어링 휠 뒤에 달린 패들을 당겨 변속한다. 이 때문에 0→시속 100km 가속이 2.4초, 0→시속 200km 가속이 5초 가량 걸린다.

차의 뼈대가 되는 섀시는 카본파이버 소재를 써서 만든다. 규정상 팀마다 섀시를 직접 만들어 써야 한다. 그 때문에 팀을 컨스트럭터라고 부른다. 팀에서 직접 섀시를 만들어 팀의 재정상태에 따라 머신의 수준이 달라지므로 경쟁력이 크게 차이 난다. 머신은 휠베이스가 2,700~3,050mm 정도이고 앞뒤 바퀴 가운데에서 차체 끝까지 길이가 각각 1,200, 500mm를 넘을 수 없어 차체 총 길이는 4,400~4,750mm라고 볼 수 있다. 너비와 높이는 각각 1,800, 950mm 미만으로 제한된다. 머신 무게는 드라이버의 무게를 합쳐 최저 600kg 이상이다.

엔진과 섀시 이외에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는 타이어다. F1 타이어 공급은 그동안 프랑스 미쉐린과 일본 브리지스톤이 양분해 왔으나 올해부터 2010년까지 브리지스톤 제품만 쓰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써왔던 페라리, 혼다, 토요타팀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되었다.

F1 타이어는 다른 일반 타이어와 비교해 매우 가볍다. 개당 무게는 10kg 정도. 고무질이 부드러워 부피에 비해 무게가 적게 나가고 타이어 내부에도 매우 가볍고 질긴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타이어의 너비는 휠에 끼운 상태에서 앞 305~356mm, 뒤 356~380mm. 효율적인 동력전달을 위해 뒷바퀴가 20% 정도 넓다. 직경은 660mm (웨트타이어 670mm)를 넘으면 안되고, 구조는 일반 타이어와 마찬가지로 튜브가 없는 래디얼 타이어다.

F1에서는 원래 트레드가 없어 접지력이 뛰어난 슬릭 타이어를 썼지만 경주차가 너무 빨라져 위험하다고 여긴 FIA가 너비 14mm의 세로홈을 98년부터 넣도록 규정을 바꿨다. 처음에는 앞 3, 뒤 4줄이었으나 이듬해 앞 뒤 모두 4줄로 통일시켰다. 홈 사이의 간격은 50mm이다. 이로써 F1 타이어의 접지면이 17%나 줄었다. 코너링 속도가 떨어지고 출발선상에서의 가속력이 떨어지는 결과도 빚어졌다.

하지만 타이어에 홈을 넣어 속도를 떨어뜨린다는 FIA의 의도는 이 경우에도 별 효과가 없는 처방이었다. 엔지니어들과 타이어 메이커의 공조로 타이어의 성능을 높였고, 떨어진 랩타임은 곧 제자리를 찾았다. 브레이킹 거리와 머신의 슬라이딩 경향이 늘어났지만 드라이버들이 이 같은 머신의 운동특성에 맞는 드라이빙 테크닉에 적응하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연료는 휘발유를 쓴다. 경주차에 쓰이는 휘발유는 70년대까지 고옥탄 일반 휘발유였다. 70년대 말 FIA가 특수연료의 사용을 허락하고 나서 F1 머신의 연료는 일반 휘발유와 확연히 구별되게 되었다. FIA는 80년대 말부터 연료규정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환경에 끼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규정에 의해 지금은 다시 일반차에 쓰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F1 레이스용 휘발유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 모든 팀이 그 해에 사용할 샘플 120ℓ를 제출해야 하고 FIA가 이를 검사해 승인한 후 코드를 부여한다. 시즌 중에도 아무 때나 이를 점검해 샘플과 다른 점이 나타나면 해당 레이스의 성적을 무효로 처리한다. 개발과 테스트, F1 그랑프리 경기 등에서 연간 소모되는 연료의 양은 약 20만ℓ 정도로 알려져 있다.

 




독특한 F1 머신들

모터스포츠 F1 역사에는 독특한 발상으로 제작된 경주차들도 많이 있었다. 76년과 77년 나왔던 티렐팀의 P34는 앞바퀴가 좌우 2개씩 있는 6륜차였다. 재키 스튜어트가 몰고 76년 시즌 1승 1977년에 선보인 티렐팀의 P84 머신을 거두었지만 서스펜션 구조가 복잡하고 크기가 작은 특수타이어를 확보하기 힘들어 그 후 사라졌다. 브라밤에서는 뒤쪽에 거대한 팬을 달아 차 아래의 공기를 강제로 뽑아내 다운포스를 얻는 팬카를 78년 스웨덴 그랑프리에서 선보였다. 71년에는 로터스가가스터빈 경주차를 선보였지만 세 번 출전해 이태리에서 8위가 최고기록이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